외로운밤에 연필로 눌러 쓴 다섯 글자
방 안의 시계가 초 단위로 잘게 깎아 먹는 소리가 들릴 때가 있다. 잠이 얕아져 어둠이 물결처럼 들고날 때, 침대의 가장자리나 책상의 모서리, 손끝과 종이 사이가 헤어 나올 수 없는 고리처럼 이어진다. 그럴 때 사람은 손을 찾는다. 그 손이 집어 든 것은 노트북의 터치패드가 아니라 작은 나무 막대기, 연필이다. 누군가는 이 시간을 외로운밤이라 부르고, 누군가는 이름도 붙이지 못한 감정이라 흘려보낸다. 나는 이 시간을 몇 해에 걸쳐 다뤄 왔다. 상담실의 노란 조명 아래서도, 새벽 근무 후의 무료한 시간에서도, 이별 통보 직후의 비어 있는 방에서도. 결국 되풀이된 장면은 같다. 빈 종이, 연필, 그리고 다섯 글자. 다섯 글자라고 적었지만, 어떤 날은 그 다섯 칸을 같은 글자로만 채우기도 한다. 자음을 꾸욱 눌러 세 번 반복하고, 모음을 겨우 이어붙여 한 방을 더 메우며, 마지막 칸에는 작은 점이나 길지 않은 획으로 끝을 맺는다. 규칙